01/05/2026
5월의 유물 : 재활용 등잔
재활용 등잔은 20세기 중반, 광복 전후부터 6.25 한국전쟁기를 거쳐 1960년대까지 물자가 부족했던 시절, 사용하였던 조명구이다. 재활용 등잔 또는 재활용 호롱이라 불렀었다. 당시에는 공산품이 귀했기에 사용하고 남은 통조림 캔, 음료수 병, 화장품 병, 약병을 버리지 않고 등잔(호롱)으로 개조하여 사용하는 예가 흔하였다.
유리병 등잔은 남은 연료를 확인하기 좋았고, 깡통 등잔은 깨질 염려가 없어 더욱 애용되었는데, 만드는 사람의 창의력과 생활상의 필요에 의해 더욱 실용적인 기물로 변모하였다. 좌측은 손잡이가 있는 유리병을 몸통으로 삼고 철제 병뚜껑을 딱 맞게 씌운 후, 그 위에 철제 나사를 심지 꽂이로 개조하였다. 여러 재활용품으로 하나의 조명을 만들고, 전용 부속품이 없는 상황에서 주변의 자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한 점이 놀랍다. 우측은 학교나 관공서에서 쓰던 대형 잉크병을 재활용한 등잔으로 보인다. 현재는 심지 꽂이가 포함된 뚜껑이 소실되었고, 잉크병 뒤로 큼직한 깡통 뚜껑을 세워 반사판으로 활용한 구조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반사판은 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마치 조선 시대의 반사판(화선)이 달린 유기 촛대를 보는 듯하다. 이러한 반사판은 어두운 밤, 책을 읽거나 바느질을 할 때 빛의 효율을 더욱 극대화하였을 것이다.
재활용 등잔은 본래의 용도도 아니고, 규격화된 형태도 아니지만, 시대의 서사가 확연히 드러나는 조명이다. 아까워서 버릴 수 없었던 자투리 자재를 모아,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 제각기 다양한 빛을 내는 등잔으로 탈바꿈하였다. 나사 하나, 깡통 조각 하나에 깃든 당시 사람들의 치열한 삶과 가족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시대적인 조명 유물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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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한국전쟁 중에는 미군이 버린 깡통(통조림 통)을 이용해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개량 등잔이었다. 재래식 등잔은 불을 켜는 데가 하나였으나 깡통으로 만든 등잔은 몸통은 하난데 불꽃심지대를 두 개로 만들어 개량형으로 밝기도 두세 배였다.”
강정식_홍천신문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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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등잔
20세기 중반
좌 높이 10cm 밑지름 7.5cm
우 높이 31cm 밑지름 8.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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