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7/2026
편승렬 개인전
2026.7.29-8.2
이번 작업의 재료는 한때는 분명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던 결과물, 연강(mild steel)이다. 그것은 목적을 다한 뒤에도 다른 쓰임으로 다시 활용되었고, 그마저 다하여 이제는 식어버린 쇳덩이었다. 〈어느 용접공의 생각 상자〉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모재를 불로 자르고, 붙이고, 다시 자르는 이 반복에는 정해진 결말이 없다. 어느 순간 더는 자를 수 없거나, 혹은 지금 여기까지면 충분하다고 느끼는 지점에서 손이 멈춘다. 나는 그 멈춤을 완결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여기에서 잠시 멈추었을 뿐이다.
그 반복 속에서 나는 눈에 걸리는 것들을 놓치지 않았다. 절단이 뜻대로 되지 않은 자리에서 남은 실패의 흔적을 매끈하게 다듬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불완전함은 제거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의 표면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가 된다. 그리고 최초의 상자를 구성하고 남은 잉여의 덩어리 위에는, 나무가 상처 입은 자리에서 오히려 더 단단한 조직을 키워내듯 비드를 겹겹이 쌓았다. 지금도 나는 그 위에 계속 무언가를 얹고 있다. 언제 멈출지는 아직 나도 모른다. 이 잉여의 축적은 어쩌면 지금의 나를 가장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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