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8/2026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을 관찰하느냐이다.[..] 사실 재간이 있는 사람은 늘 공상적이며, 진정으로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은 분석적임을 알 수 있다”
에드거 앨런 포,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알고 있는 것들 사이로 알지 못하는 것들을 끼워 넣는 것. 추리는 하나의 장면으로 다가가기 위해 여러 가능성이 담긴 가설들을 필요로 한다. 단서와 단서, 그 사이의 빈틈이 맞물리기를 기대하며 수많은 허구의 조각들을 넣어본다. 사건은 이미 일어났고 장면 또한 분명 존재했지만 그것은 누구에게도 온전히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부분을 관찰하고 연결해 가장 그럴듯한 하나의 장면에 도달한다. 그림을 바라보는 일 역시 이 추리의 궤와 같다. 다만 명확한 진실을 재현하기 위해서가 아닌, 점과 선, 면 사이를 더듬으며 실제와 닮되 결코 동일하지 않은 광경을 향해 나아간다.
하나의 미스터리이자 수수께끼를 던지는 유석주의 화면에는 사진으로부터 주워 온(pick) 조형적 단서들이 화면 위로 얹어져(up) 있다. 우연히 눈길을 붙잡았던 몸짓, 시선의 방향, 어색한 간격, 공간의 리듬. 이들은 대상을 재현하기 위한 증거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품은 흔적이 된다. 명확한 형상을 갖지 않기에 얼마든지 지워지고, 과장되고, 뒤틀리며 다른 단서들과 연결된다. 우리의 기억처럼, 눈매의 휘어짐 정도나 입은 옷에 적힌 문자보다도 오래 남아있는, 존재의 기척들처럼 말이다. 감정이라기에는 희미하고, 서사라기에는 단편적이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미미한 생명력. 그는 이를 붙잡기 위해 사진을 찍고 그리기를 반복하며 회화 속에 그 기척을 머물게 하고자 한다.
글 | #박현윤 Hyun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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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 𝙋𝙄𝘾 𝙆𝙐𝙋》
#유석주 𝙎𝙚𝙤𝙠𝙟𝙪 𝙍𝙮𝙤𝙤 유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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