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2026
2026. 9. 18. 데이터 사피엔스 게시글
#전남미술관 #데이터사피엔스
💙 위클리 데이터사피엔스, #신승엽
신승엽(b.1992)은 생물학 연구를 기반으로 로보틱스, 컴퓨터 시뮬레이션, 리서치, 음악, 설치 등 다양한 방식을 넘나드는 예술적 실험을 지속해 왔다. 이번 출품작 〈객관적 시뮬레이션에 물리적으로 렌더링된 선충 지향 생명체 V2〉은 ‘우리의 기억과 행동, 정신이 뇌 속 신경망이 작용이라면, 그 신경망을 그대로 복제했을 때 정신도 복제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몸길이 1mm 남짓의 예쁜꼬마선충(C.elegans)은 뉴런이 단 302개이다. 197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이 302개 뉴런의 모든 연결 구조를 분석했고, 1986년 마침내 최초의 완전한 신경망 지도 ‘커넥톰’을 완성했다. 이 데이터는 이후 오픈웜(Open Worm) 프로젝트를 통해 컴퓨터 안에 옮겨졌다. 신승엽은 이 데이터를 가져와 선충의 뇌를 컴퓨터 속에 재현하고, 여기에 가상의 몸을 붙였다. 그러자 별다른 명령 없이도, 컴퓨터 속 선충은 스스로 움직이고, 방향을 바꾸며 환경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는 생명이라는 현상이 살아있는 세포가 아니어도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따라온다. ‘왜 이걸 다시 로봇으로 만들었을까?’ 작가는 두 가지의 이유를 말한다. 첫째, 통제의 문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안에서는 작가가 물리 법칙도, 신경망도 모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이는 누군가 손쉽게 들여다보고 조작할 수 있다는 뜻이며, 여기서 윤리적 긴장이 생긴다. 로봇으로 구현하는 것은 이 존재를 누구도 임의로 규칙을 바꿀 수 없는 물리적 세계, 즉 ’객관적 시뮬레이션‘ 속으로 옮겨놓는 일이다. 둘째는 존재의 고유함에 대한 문제다. 컴퓨터 속 코드는 아무리 복제해도 똑같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같은 신경망을 넣은 로봇 두 대는 서로 다른 개체로 인식된다. 몸이 놓인 위치, 바닥과의 마찰, 시간이 남기는 흔적이 컴퓨터에는 없던 개별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결국 디지털 신경망이 물리적 몸을 가졌을 때 어떻게 스스로 행동하는 힘을 얻는지 보여주는 실험이자, 디지털 생명을 우리가 어디까지 통제해도 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진정 ’하나의 존재‘로 인정받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이다.
- 신승엽, , 2026, 혼합 매체, 1800cm, ⓒ Lucian Shin.
2026 AI 융복합 전시 《데이터 사피엔스》
2026.7.14. – 10.18.
전남미술관 6-9전시실
(“Lucian” || “Seungyeop”)+” Shin”
lucianshin.com